발신번호 조작 차단 의무화…스팸 문자 사리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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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21 15:49
전자금융사기로 인한 국민의 경제적 피해가 지난 5년간 3천억원 이상으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어 이를 근절하기 위한 기술적 조치의무를 사업자에게 부과하겠다
휴대폰 사용자라면 누구든지 스팸 메시지와 전화로 인한 피해를 입은 적이 있을 것이다. 매일 같이 쏟아지는 대출의 여왕 <김미영 팀장 검거 사건>만 해도 한번쯤 김 팀장의 메시지를 받아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니 말이다.
문득 수년전 발렌타인 데이 날이 떠오른다. 집사람과 오붓하게 저녁을 먹고 있을때 문자메시지 한통이 날아왔다.
서울 동부지검입니다. 원조교제 문제로 기소되셨으니 출두 바랍니다. 자세한 문의는 <통화>버튼을 누르시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무슨 문자냐고 물어보는 집사람이 휴대폰을 빼앗아 가더니 이내 분위기는 험악해지고 말았다. 당연히 스팸이라는 생각은 했지만 순간 당황해하는 내 표정이 심상치 않았나 보다. 결국 통화 버튼을 누르고 말았다.
"안녕하세요. 서울 동부지검입니다." 라는 식상한 멘트를 들은 뒤 해당 문자가 왔다고 하니 내 신상정보를 묻기 시작했다. 이름을 말하자 "아아~~ 저희가 여러번 우편도 보내고 전화도 드렸는데 연락이 없으셔서 문자까지 드렸어요."라더니 내 주민번호와 주소를 묻는다. 가만, 좀 있으면 계좌번호도 물어볼 태세다.
주소도 알고 전화번호도 아시면서 제 인적 사항은 왜 묻냐는 질문에 "워낙 지금 걸리신 분들이 많아서"라고 둘러댄다. 요리조리 대답을 피하자 오히려 내게 욕을 하면서 재수 없다는 말을 남긴채 끊어버렸다. 결국 다시 전화를 했지만 동부지검과의 통화는 불가능했다.
이런 전자금융사기로 인한 피해 사례는 최근 5년간 2만9987건에 달한다. 실제 피해를 입은 사람만 집계한 것이다. 금액으로는 3016억원이나 된다. 기를 쓰고 중국 등지에서 사기단이 극성을 부리는 이유를 알만하다.
하지만 피해자들에 대한 보호는 지난 5년동안 전혀 없었다. 해외에서 전화가 걸려오다 보니 신고를 해도 사기단을 검거한다는 일 자체가 불가능했고 피해자들 역시 공공기관으로 발신번호를 조작해 온 전화를 그대로 믿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이번에 법개정을 통해 해외에서 걸려오는 전화의 경우 해외전화라고 발신 안내를 의무화 하도록 했다. 아예 전화번호를 마음대로 조작하는 것 자체를 금지시킬 계획이다. 이동통신사들이 이런 기술적 의무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3000만원에 해당하는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런 기술적 보호장치가 가능했지만 지난 5년간 침묵하고 있었다는 점을 생각하자 이내 화가 치밀어오른다. 지금까지 3천억원이 넘는 피해가 발생했는데 왜 가만히 있었는가, 일각에서 제기하는 이통사와 스팸업자간의 커넥션이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아는 분 중에 DB마케팅 전문가가 있다. 이 분에 따르면 우리가 스팸으로 생각하는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 중 응답율이 많을때는 무려 30%에 달한다고 한다. 10번 전화를 하는 것 만으로 3명이 관심을 갖고 응답을 하거나 최소 해당 사이트에 접속해 본다는 것이다.
때문에 스팸 메시지는 계속 늘고 있다. 이번 방통위의 조치로 스팸전화가 줄어들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적어도 해외에서 걸려오는 전화나 공공기관 및 금융기관의 전화번호로 위장하고 전화를 거는 사례는 줄어들거라고 생각하며 조금의 위안을 가져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