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억 주식대전 <작전>…아쉬운 반전, 개그 센스는 제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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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
감독 이호재 (2008 / 한국)
출연 박용하, 김민정, 박희순, 김무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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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억 주식대전, 지상최대의 작전, 화려한 부제를 달고 등장한 영화 <작전> 시사회를 봤다. 자본주의 시장의 꽃인 주식시장은 그 어느 곳보다도 비정하면서도 온갖 음모가 벌어지는 곳이다. 세사람이 모여 고스톱을 칠 때도 딴 놈이 있으면 잃은 놈이 있게 마련이다. 주식시장 역시 기관과 외인이라는 거대한 세력이 먹고 돈 좀 벌어볼까 하고 덤벼든 소위 개미들은 항상 털리게 마련인 곳이다.

일명 슈퍼개미라는 이들이 있긴 하지만 이들은 엄밀히 따져 개인이 아니다. 단지 ○○증권사라는 이름만 안달았을 뿐 엄연한 기관에 버금가는 세력들이기 때문이다.

주인공 박용하는 주식으로 돈 좀 벌어볼까 했다가 전재산을 다 날리고 아르바이트로 번돈으로 주식의 도사가 된다. 차트만 보면 어느 주식이 작전주인지 아는 것은 물론이고 언제 팔아야 할지도 정확히 짚어낸다(놀랍다). 사실상 차트라는 것이 주가의 흐름을 나타낸다고 믿는 사람이 많지만 실제 차트로 주식이 오를지 내릴지 알 수 있다면 왜 주식시장에서 돈을 잃겠는가.

5년동안 골방에서 주식을 연구하다 일가를 이룬 박용하. 밤엔 대리운전 낮엔 주식하는 데이 트레이더다.


하지만 거래량을 파악하는 것은 가능하다. 때문에 여기에서 심리전이 시작된다. 누가 사는가, 왜 사는가, 어느 정도 물량이 쏟아지고 이걸 받아내는 이는 있는가 하는 문제 말이다.

아무튼 주식 고수 반열에 든 박용하는 차트로 작전주를 골라내고 장중 무임승차하고 만다. 그것도 후배한테 정보를 흘려 작전세력이 한참 작업하던 주식을 장 종료 직전에 잘라내버린다. 이러다 보니 작전세력이 열받을만도 하다. 당장 박용하를 찾아 조금 괴롭히다가 결국 자기 패거리에 끼워 넣는다.

3류 양아치와 증권사 직원, 검은 머리 외국인(외국계 창구를 이용해 매수하는 브로커들), 거기에 미모의 PB인 이민정까지 끼우고 금감원에도 친분있는 직원이 있다.

유쾌하게 포장된 주식시장의 다양한 군상들

자 이제부터가 영화의 시작이다. 작전은 의외로 단순하다. 껍대기만 남은 회사에 테마주로 편입될만한 바이오 회사 하나를 끼워 넣고 작전을 시작한다. 초반에 따라 붙는 개미들은 장중 대량 매물을 던져 주가를 떨어뜨린 뒤 털어내고 소수 계좌를 통해 주식을 조금씩 사들이기 시작한다. 이제 주식이 오르기 시작한다.

하지만 오르면 언젠가 내리게 마련이다. 주가가 조정을 받기 시작하자 외국계 창구를 끌어들인다. 외국계 자본이 들어온줄 알고 개인들이 따라들어온다. 한달새 주가는 10배가 넘게 올라버렸다.

자 이제 팔고 떠날 타이밍이지만 여기저기서 모인 작전 세력, 저마다 생각이 다르다. 이제 결과는 아무도 알수 없게 돼버렸다. 누가 이기고 누가 질 것인가. 당연한 얘기지만 이기는 사람이 모든걸 다 갖고 지는 사람은 모든걸 다 잃을 수 밖에 없다.

작전 세력의 보스 박희순. 정말 박희순은 3류 양아치 역에 딱이다. 하지만 좀더 비열하고 비정했으면 더 좋았을 듯. 너무 코믹하다. 짐 생각해도 웃긴다.



영화는 내내 주식시장의 이면을 유쾌하게 포장하고 있다. 집구석에 처박혀 라면만 먹고 있지만 하루에 몇백만원씩 수익을 내는 재야고수. 머리끝부터 발끝가지 명품으로 치장을 하고 다니는 전직 건달 주식 브로커. 케이블TV 경제 채널에서 주식을 추천하는 것이 직업이면서 가끔씩 용돈벌이로 작전에 끼는 애널리스트. 의외의 변수로 흐트러진 작전을 수습하는 공매도 전문가. 정치가와 기업가들의 비자금을 몰래 운용해주는 PB까지 각자 영화를 보는 사람에게 전달해야 할 막중한 임무를 띈다.

바로 주식시장이란 것은 좋은 주식에 투자하면 모두 다 돈을 버는 곳이 아니라는 점이다. 아무리 좋은 주식도 돈을 버는 사람이 있고 잃는 사람이 있다. 삼성전자를 사고도 돈을 잃는 사람은 허다하다. 코스피지수가 2천까지 갔을때 삼성전자는 80만원이었다. 당시 증권사들은 각종 레포트를 내 놓으며 100만원까지도 간다며 매수를 권했다. 하지만 불과 1년이 지난 현재 어떠한가. 삼성전자가 50만원만 넘어도 고평가 됐다며 난리를 치는 것이 이들 증권사들이다. 외국계는 더하다.

아이러니 한 것은 80만원 할때의 삼성전자보다 50만원 하는 지금의 삼성전자가 연간 매출실적은 더 좋았다는 점이다. 주식 가격은 회사 수익보다 선반영된다고 하지만 국내에서 가장 튼튼하다는 삼성전자의 회사 가치가 1년새 2배씩 오르 내릴 수 있을까?

얽히고 설킨 관계속의 아쉬운 반전

이제 이쯤 되면 주식 시장을 떠나야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제 영화의 반전이 시작될 때다. 하지만 반전은 다소 싱겁다. 저마다 다른 생각을 하는 등장 인물들의 생각은 뻔하다. 금액이 크니 나 혼자 먹고 싶다는 것이다. 서로가 속고 속이지만 결국 공은 가장 정직한 인물에게 돌아간다.

하지만 가장 정직한 인물로 여겨졌던 사람도 결국 개인들을 속이기 위해 작전에 끼어 큰 피해를 줬다는 점과 동기와 관계없이 600억이라는 돈을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한강에 뛰어들어야 했던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을 생각해보자. 조금 과장된 상황과 표현들이 대부분이지만 영화는 내내 웃으며 볼 수 있었다. 마치 HTS를 통해 시황과 차트를 보며 상상했던 장면들을 화면으로 보여주는 느낌도 든다.

극중 이민정이 하는 얘기가 있다. 10번을 성공해도 1번을 실패하면 그걸로 끝인 곳이 주식시장이라는 것. 참 공감가는 얘기다. 계란을 한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유명한 격언도 이 얘기의 연장선이긴 한데 그건 10억 정도 자산을 갖고 있는 사람 얘기고 주식시장에서는 잘 들어맞지 않는다.

계란을 이바구니 저바구니 담아 놓을 경우 어느 바구니 계란이 오래 돼 썩어가는지 모를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 모든 이치가 비슷하듯이 계란이나 주식이나 유통기한이 중요하지 않을까?

참 정작 영화에 대한 평은 부족한 것 같아 하나 덧붙이자면 영화는 정말 웃긴다. 과장된 캐릭터들과 박희순의 연기가 돋보인다. 역시 3류 양아치 역에 딱이다. 하지만 좀더 비열하고 비정한 면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약간의 아쉬움.

왜 한류스타인지 모르겠지만 박용하의 어리숙한 모습은 평범한 개인 투자자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했다. 아역때부터 참 잘 자라고 있는 이민정은 좀 더 섹시한 모습이 있었다면 좋았을뻔 했다. 정치가와 재계의 뒷손들을 주무르기에는 포스가 좀 약했다. 마치 예쁜 보험외판원 같은 분위기. 연기는 물론 좋았다.

아아~ 마치 보험 설계사 같은 이 이미지가 안타깝다. 예쁘고 연기도 잘 하지만 카리스마 넘치는 역에는 이미지가 잘 맞지 않았던 이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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