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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주부들 시즌 3

어둡기만 한 스릴러 대신 발랄한 미스터리를 택하다


매 시즌마다 화제를 불러일으키던 '위기의 주부들'이 시즌3를 맞았다. 페어뷰라는 작은 마을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일들을 담은 '위기의 주부들'은 조그만 마을 하나에서 얼마나 많은 일들이 벌어질 수 있는 가를 보여준다.

위기의 주부들을 보면 애거서 크리스티의 미스 마플이 생각난다. 미스 마플은 평생토록 작은 마을에서만 살아온 고집쟁이 늙은이지만 그녀는 세상의 모든 일을 알고 있다. 아무리 작은 마을이라도 대도시에서 벌어지는 일은 모두 다 벌어진다 믿기 때문이다(실제로 그렇다).

시즌3에서 브리, 가브리엘, 수잔, 르넷 4명의 주부들은 더욱 큰 위기에 빠져든다. 그녀들이 언제는 위기가 아닐때가 있었는가? 결벽증에 가까울 정도로 매사 완벽함을 추구하는 브리는 A부터 Z까지 수상하기만 한 올슨과 재혼을 한다.

자식농사에 유난히 소질이 없었던 브리지만 올슨은 브리의 아들 앤드류를 브리와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제도권 사회에 적응하도록 만든다. 하지만 브리의 고민은 끊이지 않는다. 앤드류가 마음을 좀 잡으려 하니 이제 딸인 다니엘이 말썽이다. 브리와 동년배의 선생님과 사귀는 것은 물론이고 브리의 가슴을 철렁하게 할 사건까지 일으키니 말이다.

가브리엘은 카를로스와의 미련을 털어버리고 이혼을 결심한다. 작은 장난기 어린 가브리엘의 바람으로 시작됐던 사건은 결국 이혼으로 마무리된다. 사실 가브리엘과 카를로스의 이혼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이 있다. 자존심 싸움이 이혼으로 번지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할까? 현실상에서 가장 흔한 이혼사유 중 하나라는 점에서 생각해볼만한 문제다.


수잔은 교통사고로 의식을 잃은 마이크를 정성껏 보살피지만 결국 마이크가 깨어날 때 다른 남자의 품에 안긴다. 수잔을 위한 변명은 너무나 외로워서. 누군가와 말을 하고 싶을때 그 누군가가 없다는 것은 간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특히 같은 처지에 놓인 사람이라면 더욱 서로를 잘 이해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르넷은 4명의 주부들 중 가장 큰 위기에 빠졌다. 남편의 사생아가 나타난 것도 모자랐는지 피자가게를 차리겠다는 남편 톰으로 인해 부부사이는 멀어진다. 사사껀껀 가족사에 끼어드는 남편의 옜 애인 노라는 아내 자리를 꿰차고 들어앉을 태세다. 설상가상으로 르넷을 유혹하는 남자마저 등장한다.

엎치락 뒤치락, 아옹다옹 대면서도 때로는 감동을 주고 또 때로는 웃음을 주는 4명의 주부들은 여전히 치열하게 하루 하루를 살아간다.


인간사회의 폐쇄적 단면을 보여주는 '위기의 주부들'은 발랄한 미스터리로 여러 사건들을 포장해 내는 묘한 재주가 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여러가지 사건들이 발생하지만 언제나 가볍게 넘어간다. 누군가가 죽어도 그다지 심각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한편의 블랙코미디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함께 모였을때 밝게 웃다가 홀로 있을 때 복잡한 심경을 드러내는 4명의 캐릭터들은 보는 사람의 마음을 흔든다. 너무나도 복잡한 심경을 감추기 위해 가장 친한 친구들 앞에서도 속내를 나타내지 못하는 4명의 여주인공. 단 하나 예외가 있다면 언제나 잘 울고, 잘 웃는 우리의 수잔이다. 이것이 바로 '위기의 주부들'만이 갖는 매력일 것이다.


DVD 출시 전 KBS에서 전 편을 방송해 혹시 성우들의 더빙이 포함돼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지만 더빙은 없다. KBS의 더빙 작업 완성도가 상당히 높아 내심 기대했던 부분이다. TV에서 HD로 방영된 만큼 DVD의 화질은 아주 만족스러운 편이다.

메뉴구성이 조금 허전해 아쉬운 부분은 있지만 잘 정리된 에피소드들을 감상할 수 있다. 풍성한 서플먼트를 기대했던 사람이라면 몇가지 삭제 장면과 음성 해설 정도로는 궁금증을 풀기에 부족함을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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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