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힐리오' 이야기…삼성전자, 구원투수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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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22 21:52
SK텔레콤의 '힐리오'에 추가된 단말기 '미스토(Mysto)'. 삼성전자의 '울트라에디션10.9'를 기본 모델로 하고 있다.
SK그룹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일까? 바로 국내 최고의 기업 중 하나이면서도 내수 위주의 매출 위주라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해외에서 95% 이상의 매출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 SK그룹 계열사 중 변변히 해외 매출을 올리고 있는 곳은 전무하다.
SK텔레콤은 최근 해외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베트남에 'S폰'이라는 이름으로 이동통신사업을 시작한 가운데 중국에서 차이나 모바일의 지분을 소유하고 미국에 스프린트넥스텔의 망을 임대한 MVNO(가상 이동망 사업자) 서비스인 '힐리오'까지 발을 넓히고 있다.
하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다. 통신 사업 자체가 규제 산업이기 때문에 자국 사업자가 아닌 경우 여러가지 어려운 상황에 빠지기 마련이다. 특히 미국의 MVNO 사업은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입자 유치가 생각보다 어렵고 최첨단 단말기 라인업을 갖고 있는 기존 통신 사업자와 힘든 경쟁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 MVNO 사업은 무조건 남는 장사?
사실 MVNO 사업이라는 것은 무조건 남는 장사다. 예를 들어 이동통신사가 100%의 요금을 부과하고 있다고 치자. 이를 MVNO 사업자에게 60~70% 수준의 가격에 망을 임대해준다. 그러면 MVNO 사업자는 80~90% 수준에 이를 판매한다.
도매급으로 싸게 망을 임대해 조금만 더 받고 파는 것이다. 아무리 적어도 10% 이상의 영업이익은 그대로 남는다. 하지만 여기에 함정이 있다. 수천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기존 이동통신사와 달리 MVNO가 끌어모을 수 있는 가입자는 한계가 있다. 이른바 틈새시장이 MVNO의 역할이다.
두번째로는 단말기 라인업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휴대폰 1대를 런칭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마케팅 비용이 발생한다. 특정 기능이나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제조사와 직접 기획해야 하는 부분도 많다. 이런 것들이 모두 돈이다. 자본력이 약할 수록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세번째는 마케팅 비용의 부족이다. AT&T, 버라이즌 와이어리스 등이 한해 마케팅으로 쏟아부어대는 돈은 엄청나다. 국내에서도 SK텔레콤과 KTF가 마케팅 비용으로 집행하는 금액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TV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동통신사 광고가 1/3 정도는 차지하고 있지 않은가?
이 같은 상황은 미국의 MVNO 사업자들에게도 마찬가지여서 디즈니, ESPN, 앰프드 등의 MVNO 사업자 상당수가 이미 문을 닫았고 SK텔레콤의 '힐리오' 역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SK텔레콤과 함께 '힐리오'에 투자했던 어스링크(Earthlink)가 증자를 거부하면서 SK텔레콤의 부담이 더 커진 상태다.
◆ SK텔레콤, 글로벌 시장 진출은 그룹의 의지
결국 SK텔레콤은 기로에 서게 됐다. '힐리오' 사업을 접을 것이냐 아니면 더 강화할 것이냐는 문제에 봉착한 것이다. '힐리오'는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가입자는 20만명에 불과하다. SK텔레콤이 선택한 길은 '힐리오' 사업에 더 큰 투자를 단행하기로 한 것이다.
일단 SK텔레콤은 어스링크가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힐리오' 사업에 직접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힐리오'의 지분 구조는 어스링크와 SK텔레콤이 50:50으로 나눠갖고 있었는데 이를 SK텔레콤이 매입할 계획이다.
더 나아가 SK텔레콤은 망을 임대하고 있는 스프린트 넥스텔에도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이 투자 결정은 SK텔레콤이 스프린트 넥스텔을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에도 일조를 했다(사실 가격만 맞다면 스프린트 넥스텔 인수에 나설 것이다).
'힐리오'가 갖고 있는 문제점은 여타 MVNO와 같다. ▲한국인 대상 특화 서비스 ▲단말기 라인업의 부족 ▲마케팅 비용의 부족 등이다. 특히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한글 특화 서비스는 현지 한국인들에게는 고려 대상이지만 일반 미국인들에게는 전혀 쓸모가 없다는 점에서 '힐리오'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로는 한참 부족하다.
하지만 SK텔레콤의 미국 시장 진출 의지는 대단하다. 내수 시장에서 휴대폰 가입자가 4천만명을 넘어서 전체 인구 대비 90% 이상을 넘고 있으며 SK텔레콤은 이중 50% 이상의 가입자 2천만명 정도를 확보하고 있다.
성장율은 점차 둔화되고 있으며 가입자 증가세도 점차 둔화되고 있다. 올해는 3세대(G) 서비스가 시작되며 일부 활성화 됐지만 내수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다. 결국 갈 길은 해외 뿐이다.
◆ 삼성전자, 힐리오의 구원투수 나서나?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은 묘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내수 시장에서 두 회사는 서로 친해졌다 멀어졌다를 반복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자체적으로 휴대폰을 유통하고 있는 문제나 SK텔레콤이 콘텐츠 사업을 독점하고 있는 점 등으로 반목할 때가 많다.
하지만 해외사업에서 SK텔레콤은 삼성전자의 협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동통신 시장에서 단말기가 갖는 영향력이 점차 커지면서 유력 제조사들의 휴대폰이 출시된다는 점은 큰 도움이 된다. AT&T는 '아이폰'을 독점 출시하는 것 만으로 전 미국 소비자들에게 주목 받았고 올해 대규모의 수익 상승이 있었다.
현재 힐리오에서 판매되고 있는 단말기는 총 4종으로 오션(Ocean), 핀(Fin), 히트(Heat), 미스토(Mysto)가 그것이다. 이중 오션과 히트는 팬택계열에서 개발했고 삼성전자는 핀과 미스토를 개발했다.(오션만 팬택의 제품입니다. 힐리오 화이팅님이 지적해 주셨습니다)
가장 최근에 출시된 '미스토(Mysto)'는 삼성전자의 베스트셀러 '울트라 에디션 10.9'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는 '미니스커트폰'이라는 2G 모델로 발매됐다. 3G 단말기로 출시된 'UFO폰' 역시 '울트라에디션 10.9'를 기본으로 한 제품이다.
'미스토'에 내장된 다양한 기능은 인터넷과 멀티미디어 등 최첨단 기능은 모두 갖췄다. 특히 구글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내장된 점이 눈에 띈다.
기능들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구글의 GPS 서비스 ▲e메일을 통합 지원하는 메시징 기능(G메일, 핫메일, 야후 메일 등 지원) ▲풀 브라우징 ▲200만 화소 카메라 ▲플리커(Flicker) 지원 ▲유튜브(Youtube) 지원 ▲싸이월드, 페이스 북 등 커뮤니티 지원 ▲강력한 검색(구글, 야후, 위키피디아, 아마존) 지원 등을 모두 지원한다.
힐리오에서 지원하는 다양한 서비스들.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와 멀티미디어 기능이 총 망돼 있다.
삼성전자는 최지성 사장으로 수장이 바뀌며 사실상 돈이 안되는 부분은 과감히 줄여나가고 있다. 제품도 기술을 자랑하기 보다는 시장에서 베스트 셀러가 될 수 있는 제품 위주로 개선되고 있으며 돈이 안되는 시장에서는 과감히 철수하고 있다.
이런 삼성전자가 '힐리오'에 최첨단 기능을 구현한 단말기를 내 놓는 이유는 역시 SK텔레콤과의 관계 때문이다. 해외에서 도움을 주고 국내에서는 실리를 챙기겠다는 속셈이다.
한편으로는 조금 아쉬운 생각이 든다. '힐리오'에서 지원되는 서비스를 국내에서도 서비스 한다면 어땠을까? 구글이 아니더라도 GPS 서비스를 통해 내 친구들이 어느 곳에 있는지 손쉽게 확인할 수 있고 여러가지 e메일 서비스를 확인하고 유튜브 대신 판도라TV나 다음UCC 등을 볼 수 있다면 반향이 클 것이다.
하지만 SK텔레콤은 내수 시장에서는 그럴 생각이 없다. 이 모든 것을 독점하고 싶어한다. 콘텐츠 시장을 직접 이끌며 하청 위주의 저질 시장으로 존재하게 하는 것이다.
이제 변화의 때가 오고 있다. 무선망개방, USIM 락 해제, 지속적인 요금인하 요구 등 여러가지 변화에 맞춰 경쟁력을 갖춰야 할 때 말이다. SK텔레콤은 이런 트렌드를 적절하게 따라갈 수 있을 것인가? 거기에 SK그룹 전체의 미래가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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