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P'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8.08.01 진공관 하이브리드의 미학…Qinpu A-1
  2. 2007.12.07 오디오의 거장 마크 레빈슨(Mark Levinson)과의 대화 (7)
  3. 2007.11.15 오디오 업글병을 고친 자작 진공관 앰프 '클리오(Clio)' (1)

진공관 하이브리드의 미학…Qinpu 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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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손가락 보다 작은 MP3 플레이어와 최첨단 트랜지스터와 IC 기술을 사용한 하이파이 앰프들이 즐비하지만 진공관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다. 그냥 소리만 들려주는 앰프와 달리 진공관에는 그만의 멋과 맛이 있다. 출력이 작아도 음압이 높은 스피커를 울려 주는데도 제 몫을 척척 해낸다.

내가 진공관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자작오디오업계의 대가였던 정통부 이재홍 사무관의 책을 접하면서부터다. 이후 이재홍 사무관을 만난 뒤 그의 해박한 지식에 감탄을 마지 않았었다. 당시에 진공관 앰프 여러대를 거치던 나는 대대적인 투자를 멈추고 직접 조립해 만든 앰프 '클리오'를 사용하고 있다.

빨갛게 달아오르는 진공관 속의 불빛과 날카로울만큼 세밀한 선예도는 없지만 점잖고 푸근한 느낌을 주는 것이 진공관이다. 진공관 앰프는 진공관이 달아오르지 않는 이상 소리를 허락하지 않는다. 전원을 넣고 적어도 30분 이상은 지나야 제대로 된 소리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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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디지털 세상에서 아날로그의 감성을 한껏 느낄 수 있는 것이 바로 오디오고 진공관 앰프다. 그래서 지금도 그 맛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작고 앙증맞은 진공관 앰프 Qinpu A-1

엔펀(www.enfun.net)의 체험단 모집에 선정된 이후 택배 하나를 받았다. 조그만 박스 안에는 정 사각형의 작은 진공관 앰프 Qinpu A-1이 담겨있었다. 박스를 열자 회사의 설명이 담긴 조그만 종이가 있었다. 앰프의 에이징 작업에 대한 내용과 간략하게 음압이 높은 스피커를 연결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어차피 하이파이(Hi-Fi) 시스템에 붙일 것이기 때문에 반가웠다.

25W의 전력소모량을 가진 초소형 앰프가 과연 하이파이용 스피커인 '마샬'을 제대로 울려줄 수 있을까? 저역부터 고역의 소리는 어떨까? 출력관만 진공관을 썼는데 진공관 앰프의 특성을 제대로 살릴까? 이런 의문점들을 가지며 박스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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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inpu A-1의 구성은 단촐하다. 앰프 본체와 간단한 설명서 3.5㎜ 단자를 연결할 수 있는 RCA 케이블 1개로 구성돼 있다.

디자인은 단순하면서도 진공관 앰프의 맛을 살렸다. 전면에 출력관 2개를 노출 시켰고 진공관 주변은 발열을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공간을 충분히 뒀다. 윗면에는 4개의 방열판을 둬 진공관과 트랜스의 발열을 처리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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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의 케이스는 알루미늄으로 돼 있다. 전원을 1시간 이상 넣어둬도 손을 데일 정도는 아니다. 약간 따뜻한 정도다. 볼륨노브는 검은색을 사용해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입력단자가 1개만 더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

뒷면에는 좌우 스피커 단자와 RCA 케이블 단자 1개, 헤드폰을 연결할 수 있는 3.5㎜ 이어잭과 전원 버튼이 달려 있다. Qinpu A-1의 가장 큰 단점은 입력을 1개만 지원한다는 점이다. 하이파이 시스템의 경우 대부분 튜너와 CD플레이어를 함께 연결시키는 것이 대부분인데 1개 정도만 더 지원했더라도 좋을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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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커 단자는 바나나 플러그를 함께 지원한다. 스피커를 2조 이상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바나나 플러그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바나나 플러그는 스피커 케이블 양 끝에 연결하는 것으로 쉽게 착탈이 가능하다. 사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앰프의 스피커 단자를 돌려 놓은 뒤 직접 스피커 선을 연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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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샬' 스피커, 'NAD' CD플레이어와 Qinpu A-1의 연결

앰프의 실력을 알아보기 위해 'NAD'의 'C515BEE'와 '마샬' 스피커를 연결했다. 결혼 뒤 다운그레이드를 할 수 밖에 없었던 CD 플레이어지만 NAD의 C515BEE는 30만원대라는 저렴한 가격 대비 훌륭한 소리를 들려준다. 최근 CD 플레이어에서 필수가 되고 있는 MP3와 WMA도 함께 지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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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NAD의 특징인 단아한 디자인은 단촐한 오디오 시스템에서 빛을 발한다. 눈이 어지러울 정도로 잔뜩 붙어있는 대신 단순한 인터페이스와 깔끔한 디자인은 더욱 추천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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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커는 은도금이 돼 있다고 하는(?) 케이블로 연결 했다. CD플레이어와의 연결은 예전부터 사용하던 고급형 RCA 케이블로 연결했다. 자 이제 전원만 넣고 진공관이 달아오르기를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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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스러운 고역, 다소 불만인 중저역

시스템을 갖춘 뒤 가장 먼저 들어본 음반은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의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이었다. 그리고 이어서 글렌 굴드의 '리스트 편곡의 운명'을 들었다. 리스트 편곡의 '운명'은 베토벤의 교향곡을 피아노 1대로 재연한 곡이다. 피아노 한대가 들려줄 수 있는 박력과 세심한 감정표현이 도드라지는 음반으로 글렌 굴드의 음반 중 가장 좋아하는 것이기도 하다.

내 경우 피아노 독주 음반은 스피커와 앰프를 테스트 할 때 가장 선호한다. 섬세한 표현을 앰프가 얼마나 잘 소화하는지와 아주 작은 소리까지도 놓치지 않고 잡아내 주는 것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Qinpu A-1은 하이브리드 답게 고역에서 좋은 소리를 들려준다. 쭈욱 뻗어나가는 듯한 자연스런 표현력은 하이파이 영역에 걸쳐 있다. 하지만 중역과 저역은 다소 아쉽다. 저역에서의 표현은 약간 아쉽다. 뭉개지는 느낌은 없지만 탄탄하게 받쳐주는 느낌은 다소 부족하다.

다음으로 필리파 지오다노의 음반을 틀었다. 가장 먼저 밸리니의 오페라 <노르마>에 나오는 '정결한 여신(CASTA DIVA)'가 흘러나온다. 지오다노의 목소리가 고역의 선예도를 살리며 파고드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어 <토스카>와 <카르멘>의 하바네라가 이어지며 Qinpu A-1은 더욱 좋은 소리를 들려준다.

진공관 앰프는 예열과 에이징에 의해서 전혀 다른 소리를 들려준다. 에이징할 시간은 부족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더욱 섬세하고 맑은 소리를 들려준다.

재즈, 가요 등 소편성에 실력발휘

자 이제 재즈를 들어볼 시간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재즈 앨범 중 하나인 데이브 브루벡의 <Time out>을 걸었다. 예전 KTF의 광고 음악으로 유명했던 'Take Five'가 흘러나온다. 클래식에서는 중저음의 부족함을 느꼈지만 재즈에서는 조금 다르다. 약간 가벼운듯한 드럼과 베이스의 궁합이 오히려 깔끔하게 느껴진다.

색소폰의 애절한 소리와 함께 피아노, 베이스의 궁합이 이어진다. 전체적으로 Qinpu A-1은 클래식 대편성에는 부족한 감이 있지만 소편성이나 재즈, 실내악 등에서는 좋은 소리를 들려준다. 진공관 앰프 특유의 푸근한 목소리와 트랜지스터 특유의 선명한 음색을 함께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하이브리드는 역시 하이브리드다. 뚜렷한 특성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전체적으로 무난하다.

볼륨을 절반 이상 돌리지 못할 정도로 Qinpu A-1은 하이파이용 스피커를 울려주기에 충분하다. '마샬'보다 음압이 더 높은 스피커에 물려 보고 싶은 욕심은 있었지만 현재 다른 스피커들은 모두 방출한 상태라 아쉽지만 테스트는 못해봤다. 하지만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루투스로 연결해 휴대폰 음악을 듣다

Qinpu A-1에 동봉돼 있는 3.5㎜ RCA 케이블을 어떻게 활용할까 고민하다가 블루투스와 연결해 휴대폰의 음악을 들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모토로라의 블루투스 스테레오 헤드셋의 모듈을 연결한 뒤 노트북과 휴대폰을 블루투스 헤드셋에 연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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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용하고 있는 휴대폰은 HTC의 스마트폰 '터치듀얼'로 8GB 외장 메모리를 사용하고 있다. 평상시 가져다니며 듣고 있지만 MP3 파일을 CD로 다시 만들어 듣는 일은 아무래도 귀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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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투스와 Qinpu A-1의 궁합은 좋은 편이다. CD플레이어로 MP3를 들을 때와 차원이 다른 편안함이 느껴진다. PC에 직접 연결할 경우 더욱 좋은 성능을 들려준다.

마치며….

Qinpu A-1은 작은 크기와 미려한 디자인, 단순하면서도 효율적인 구성으로 PC와 연결하기에 좋은 제품이다. 함께 판매되고 있는 스피커를 구매한다면 아주 작은 공간에도 훌륭한 사운드 시스템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PC로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고 게임을 자주 즐기는 사람이라면 앰프와 스피커에 한번쯤은 투자해 보는 것이 좋다. 괜찮은 스테레오 스피커는 어설픈 5.1채널 사운드 시스템보다 더 좋은 소리를 들려준다. 돌비와 DTS 등 입체 음향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 7.1채널 9.1채널 시대가 온다고 해도 음악은 스테레오만을 고집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하이파이에는 하이파이만의 맛이 있다.

Qinpu A-1은 저렴한 가격에 진공관을 접해보고 싶은 사람에게 적당하다. 음질이 아닌 아주 사소한 불만이라고 한다면 작은 크기 때문에 다른 진공관을 출력관으로 사용해 보기 어렵다는 것. 6N3가 다소 생소해서 호환되는 진공관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더 스페이스가 넓었다면 좋았을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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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의 거장 마크 레빈슨(Mark Levinson)과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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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레빈슨'의 인티앰프 No.383. 세계 최고의 인티 앰프 중 하나다.


오디오는 생명체다. 자신만의 성격과 표정과 목소리를 가졌다. 그 각각의 만남에 따라 천변만화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음악에서 빠져나와 오디오 자체에 푹 잠기는 것은 그런 능동성 때문이다

지난 2000년 신동아에 실린 김갑수 시인의 오디오 컬럼에 실린 이 말 만큼 내 가슴을 뛰게 하는 표현은 없었다. 그렇다 오디오는 생명체다. 어떤 스피커에 어떤 앰프를 물려 놓는지에 따라 자유자재로 변화하고 살아 움직인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 한 곡이 흘러나올때의 그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과 행복을 느끼게 해준다.

삼청동 입구의 작은 청음실, 그 시절의 추억들

내가 오디오의 세계에 빠져든 것은 군대를 제대한 1997년의 어느 가을 날이었다. 취미삼아 클래식과 재즈를 듣기 시작했는데 그 방대한 세계를 탐험하는 재미는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당시에는 소위 명반이라 불리는 CD 중 일부는 일반 레코드점에서 구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내가 찾은 곳은 경복궁 뒷편, 삼청동 입구에 자리잡았던 작은 청음실이었다.

지금은 사라지고 갤러리로 바뀌었지만 간판도 없고 마니아들 몇명만 찾던 청음실은 음악을 듣기 위해 존재하는 곳이었다. 그곳에서 '탄노이'를 알게되고 '메리디언'와 '매킨토시'를 만났다. 그리고 평생의 동경 '마크 레빈슨'을 만나게 됐다. 감히 내가 가질 수 없던 것에 대한 동경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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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383의 정면 모습. 세련되면서도 단아한 느낌이다.



정독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다 음악이 듣고 싶을때면 무작정 그 청음실을 찾았다. 한달에 고작 수입음반 2~3장을 사는 나였지만 청음실의 주인은 항상 반갑게 맞아줬다. 몇시간이고 같이 음악을 듣고 주인에게 음악에 대한 얘기를 들을 때면 시간가는 줄 몰랐다. 지금까지도 그 기억이 잊혀지지 않는 것은 그때 내가 얼마나 행복했는가를 말해주는 단면일 것이다.

내가 당시 가장 좋아했던 음반은 '데이브 브루벡 쿼텟(Dave Brubeck Quartet)'의 <Time Out>이었다. 사실 데이브 브루벡을 그리 좋아했던 것은 아니다. 내가 좋아했던 것은 불후의 명곡 중 하나인 <Take Five>를 만든 폴 데스몬드(Paul Desmond)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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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좋아하는 재즈 앨범인 '데이브 브루벡 쿼텟'의 <Time Out>. 최고의 섹소포니스트 폴 데스몬드의 <Take Five>가 수록됐다.



가벼운 듯 무거운 듯, 진지한듯 경박한 듯 자유자재로 섹소폰을 다루던 폴 데스몬드를 만난뒤 그가 세션으로 참여한 앨범을 모으고 그 앨범을 '마크 레빈슨'의 앰프에 물려 들으며 빠지고 또 빠져들었다.

이후 제법 오랜 시간 이런 저런 오디오 기기들을 샀다가 팔기를 되풀이했다. 가난한 내가 살 수 있었던 오디오 기기는 보잘것 없었다. 사실 프리앰프와 파워앰프를 따로 놓을 만한 공간도 없었고 작은 방안에 놓을 수 있는 북쉘프 스피커와 인티앰프, CDP 정도를 계속 업그레이드 할 뿐이었지만 그것 역시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결국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게되며 갖고 있던 스피커와 앰프들은 모두 정리됐다. 지금은 다소 초라하지만 가격에 비해 제법 쓸만한 소리를 들려주는 마샬의 북쉘프 스피커 한조와 내가 직접 만든 진공관 앰프 '클리오'만이 내 책상 위에 남아있을 뿐이다. 한때 아끼고 아꼈던 메리디언의 CD플레이어 역시 사라지고 남은 자리는 인켈의 CDP 하나만이 남았다.

한동안은 일과 오디오 취미를 연결시킨적도 있었다. 새롭게 섹션을 만들고 오디오의 명인들을 만났던 일들은 새로운 즐거움을 줬다. 오디오 자작의 대가였던 정통부 공무원 이재홍 과장, 매년 오디오 연감을 만나는 이영동 선생님과의 만남, 그리고 수많은 청음실과 인스톨러와의 만남은 새로운 경험을 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마크 레빈슨(Mark Levinson)은 누구인가?

당시 꼭 한번 만나고 싶은 사람이 하나 있었다. 바로 마크 레빈슨(Mark Levinson)이다. 재즈 연주가로 시작해 레코딩 엔지니어를 지낸 뒤 1971년 25세의 나이로 자신의 이름을 내건 '마크 레빈스 오디오 시스템즈(MLAS)'를 창설한 인물이 마크 레빈슨이다.

그가 만든 앰프들을 30년이 지난 지금도 최고의 음질을 자랑하고 있다. 마크 레빈슨은 시대를 30년이나 앞선 인물이었던 것이다.

내가 마크 레빈슨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던 것은 그가 연적에 의해 그의 아내와 회사, 이름까지도 빼앗겼기 때문이다. 마크 레빈슨은 모든 것을 잃고 빈털털이로 쫓겨났다. 그의 이름까지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그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첼로(Cello)'라는 회사를 새롭게 꾸리고 다시 한번 최고의 오디오들을 만들어냈다. 그만이 가진 재능. 자연에 가까운 소리를 튜닝할 수 있는 능력은 아무도 넘볼 수 없는 '신의 영역'중 하나였을 것이다.

항상 만나보고 싶었던 마크 레빈슨을 마침내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분명 내겐 행운일 것이다. 물론 사적인 만남이 아니라 일 때문에 만났기 때문에 그와 함께 음악 얘기를 나누고 그의 철학을 좀 더 이해하는 자리는 아니었지만  그만이 갖고 있는 세계관을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자연 그대로의 소리'를 추구한다

마크 레빈슨의 철학과 메시지는 명확하다. 그가 원하는 음(音)은 '듣기 좋은 소리', '아름다운 소리'가 아니다. 오직 그는 '자연 그대로의 소리'를 추구한다. 공연장 바로 앞에서 혼자 듣는 느낌을 거실로 가져오기 위해 마크 레빈슨은 오디오를 튜닝한다. 바로 그게 그의 철학이다.

마크 레빈슨과의 인터뷰는 1시간 정도 진행됐다. LG전자의 뮤직폰 행사로 인해 만나게 된 만큼 뮤직폰 얘기가 주를 이뤄 조금 아쉬운 감은 있지만 그를 조금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마크 레빈슨의 얘기를 적다보니 오랜만에 <Take Five>가 듣고 싶어졌다. 오늘 하루만큼은 옛일들을 생각하며 음악에 푹 빠져있고 싶다. 빨갛게 달아오르는 진공관을 바라보며 마크 레빈슨이 직접 튜닝한 시스템에서 내가 좋아하는 음반들을 듣고 싶다는 상상을 한번 해본다.

오랫만의 느낌. 짧은 만남이었지만 마크 레빈슨의 만남은 그렇게 강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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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레빈슨(Mark Levinson)

Q : 최고의 음질을 구현하기 위해 최고의 시스템을 개발해왔다. 음질이 떨어진다고 평가받는 뮤직폰의 튜닝 작업을 맡게 된 것은 어떤 이유에서인가?

A : MP3플레이어나 뮤직폰의 음질이 하이파이 오디오보다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은 고정관념일 뿐이다. MP3라는 포맷은 새로운 테크놀러지며 음질 역시 뛰어나다.

기기가 나빠 음질이 나쁜 것이 아니다. 스피커와 앰프의 매칭이 중요하듯이 뮤직폰 역시 이어폰과 앰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간의 궁합이 잘 맞아야 한다.

나는 MP3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도 그렇다. 내가 튜닝한 뮤직폰의 음질을 들어보면 아마 놀랄 것이다. 지금도 끝난 것이 아니다. 앞으로 음질은 더 좋아질 수 있다. 종국에는 하이앤드급의 오디오와 견줄 수 있을 정도로 음질이 좋아질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다.

Q : 뮤직폰이라는 기기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A : 뮤직폰은 가장 많은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폭발적인 보급력을 자랑하고 있다. 중독되기도 쉽다. 음악을 더욱 가깝게 만들어준다. 나는 좀더 많은 사람들에게 내가 듣고 있는 소리를 들려주고 싶다. 누구나 고품질의 음악을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해 LG전자와 손을 잡고 뮤직폰의 튜닝작업을 시도했다.

Q : 뮤직폰의 음질 향상을 위해 어떤 작업을 했나?

A : 첫번째로 고민한 것은 하이파이 시스템에서 스피커에 해당되는 이어폰이었다. 아예 이어폰을 새로 만들었다. 뮤직폰의 음질저하 요인의 상당수는 이어폰 때문이다. 보통 이어폰은 중역은 고르게 표현해주지만 저역과 고역은 잘 표현하지 못한다. 이 점을 해결하기 위해 이어폰을 귓속에 삽입하는 삽입형으로 디자인하고 저역부터 중역, 고역까지 고른 주파수 대역폭을 보일 수 있게 개발했다.

두번째는 뮤직폰과의 매칭이다. 아무리 좋은 시스템이라고 해도 적절한 튜닝이 없다면 평범할 뿐이다. 뮤직폰 역시 이어폰과 하드웨어와의 궁합이 중요하다. 나는 소리 하나하나를 일일이 들어가며 LG전자의 뮤직폰 튜닝을 했다. 그 중 최적의 소리를 찾은 것이 LG전자의 '랩소디 인 뮤직폰'의 이퀄라이저 프리셋에 있는 '내츄럴 사운드(Natural Sound)'다. 왜곡되지 않고 원음에 가까운 소리를 구현했다. 들어보면 알 것이다.

세번째는 소프트웨어적인 샘플링 방식이다. 디지털 소스의 경우 특유의 피로감과 거친 음질을 갖고 있다. 이것은 소프트웨어로 해결할 수 있다. 내가 만든 '버윈 밥캣(Burwen Bobcat)'이라는 기술을 이용하면 일반 디지털 사운드를 최상급 아날로그 사운드로 업그레이드 해준다. 이 기술은 LG전자의 뮤직폰 중 스페셜 이펙트로 사용됐다. 내장된 노래 중 'Everything But The Sun'을 들어보면 어떤 의미인지 알 것이다. 다른 노래와 달리 마스터링을 다시 한 곡이다.

Q : 사운드 디자이너나 튜닝을 하는 사람은 작업을 할 때 특정 음반을 레퍼런스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던데 당신이 이용하는 레퍼런스 음반이 있는가?

A : 튜닝 작업을 할 때 듣는 음악은 팝부터 시작해 재즈, 클래식까지 다양하다. 특정 음반을 튜닝 작업에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중 상당수는 튜닝 전문가라기보다 마니아 수준에 가까운 사람들이다. 내가 추구하는 것은 '자연 그대로의 소리'다. 즉, 콘서트 현장의 소리를 그대로 거실로 옮기고 싶은 것이다.

때문에 나는 내가 직접 연주하고 녹음한 음반을 사용한다. 내 귀로 직접 듣고 머릿속에 새겨 놓은 소리와 가장 비슷한 소리를 찾는 것이 나의 튜닝 방법이다. 내가 만든 앰프는 30년이 지난 지금에도 최고의 소리를 내는 명기다. LG전자의 뮤직폰 역시 최고의 소리를 들려준다.

Q : 휴대폰 이후 당신의 계획은 무엇인가? LG전자와의 관계는 지속적으로 가져가는가?

A : 근 1년간 LG전자의 뮤직폰 튜닝을 위해 일해왔다. 사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앞으로 LG전자와 좀 더 많은 작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서로를 배워가고 있다. 나는 LG로부터 디지털 신 기술들을 배우고 LG는 나에게 음(音)을 배워간다. 마치 우리는 가족같다. MP3의 음질이 앞으로 계속 더 좋아질 수 있는 만큼 나의 시도도 계속될 것이다.

Q :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다면?

A : 하나 부탁할게 있다. '아이팟'을 갖고 있나? 만약 있다면 꼭 내가 튜닝한 뮤직폰과 비교해 들어보기 바란다. MP3 파일의 음질이 얼마나 좋아질 수 있는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자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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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업글병을 고친 자작 진공관 앰프 '클리오(Cl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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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자작의 꿈을 갖게 마련이다.

다른 하드웨어보다 오디오 기기는 약간의 전자공학적 지식만 갖고도 제작이 가능하며 DIY가 가능한 기기의 종류도 많다.

앰프부터 시작해 스피커, 케이블, 각종 고급 단자까지.. 자작의 즐거움과 내가 만든 오디오 기기가 실제 작동한다는 점에서 느끼는 점은 다른 DIY들과 비할 바가 아니다.

용산의 한 조그마한 작업실에서 만난 DHTSound(
www.dhtsound.com)의 '클리오(Clio)'는 프리앰프와 파워앰프가 하나로 합쳐진 인티앰프다. 크기도 작고 음질도 좋아 PC에 연결해 놓기도 좋고 쓸만한 CD 플레이어가 있다면 어떤 고급 오디오 보다도 탁월한 음질을 즐길 수 있다. 작은 진공관 6개가 들려주는 소리는 어떤 감동과도 비할 수 없을 것이다.

◆섀시부터 PCB, 부품까지 키트로 제공

오디오 자작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부딪히는 난관은 섀시를 어떻게 만들것인가 하는 문제다. 사실 PCB 회로나 부품들의 구성은 집에서도 간단히 해결할 수 있지만 섀시의 경우 해결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을지로 쪽에 있는 전문 제작자들에게 맡겨야 하는데 이 경우 자작한 앰프가 상용 진공관 앰프 가격을 훌쩍 뛰어넘기 때문이다.

DHTSound는 초보자들을 위해 진공관 앰프 키트를 판매 중이다. 섀시를 별도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회로 구성에 자신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만의 앰프를 만들 수도 있다. 모든 부품이 포함된 키트를 구매할 경우 납땜만 하면 앰프를 만들 수 있다. 전기인두와 땜납만을 갖고 앰프 하나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오디오 마니아들에게 축복이다.

은 스피커 단자의 접지다. 흔히 처음 자작을 하다보면 PCB쪽에서는 별 문제가 안생기지만 스피커선의 접지에 실패해 험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클리오'의 음질은 탁월하다. 책상에서 사용하기 위해 자작 앰프를 3개 정도 제작해본 나에게는 가장 음질이 좋았다. 가장 먼저 만들었던 진공관 앰프는 꼼방에서 자작했던 '달팽이'라는 모델이었다.

◆넉넉한 출력, 대편성-실내악 모두 만족스러워

출력 2W의 초소형 진공관 앰프 '달팽이'는 출력관 6BM8 2개를 사용하는 앰프였다. 소규모 편성의 실내악이나 재즈 등에서는 만족스러웠지만 대편성에서는 그리 만족할 수가 없었다. 출력이 부족해서인지 웅장한 느낌이 반감되는 듯한 느낌. 당시 차이코프스키에 푹 빠져있었기 때문에 좀 더 출력이 크고 안정적인 앰프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들어 선택한 것이 '클리오'였다.

한때 오디오 기기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몇달동안 번 돈을 쏟아붓고 만족해 하던 나에게 자작은 펌프질을 멈추게 하는 계기가 됐다. 이후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소위 명반이라 하는 CD들을 하나씩 모으고 레파토리를 넓혀가며 오디오 기기의 열망은 더욱 잊어가기 시작했다. 사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태어난 것이 업글병을 고친 주 원인이긴 하다.

◆자작으로 오디오 업글병 고치다

몇년전 내가 가장 애용하던 웹사이트는 와싸다(
www.wassada.com) 였다. 중고 오디오 기기 직거래 장터가 활성화 돼 있던 와싸다는 오디오 업글병을 더욱 심하게 만들었다. 8평도 되지 않는 작은 내 방안에서 탄노이의 스피커와 매킨토시의 앰프, 메리디언의 CDP, 온쿄의 리시버까지. 수십만원이 넘었던 케이블을 구입하고 스피커 연결 단자 하나에 상상할 수 없는 금액을 써 댔었다.

하지만 그래도 만족스럽진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내가 가장 갖고 싶었던 것은 산수이의 리시버였는데 이 모델은 단종된지가 오래됐고 디자인이 훌륭해 구하기가 정말 어려웠다. 결국 구하긴 했지만 FM 93.1MHz 만 작동하는 고장난 제품이었다. 어차피 93.1 만 들을 것이기 때문에 별 상관없이 구매한 적도 있었다.

지금 내게 남은 오디오 기기는 마샬 스피커 1조와 진공관 앰프 '클리오', 메리디언의 CDP 1개, 인켈의 오래된 FM라디오 하나다. 왜 그 다이얼을 돌리면 바늘이 왔다갔다 하는 라디오 말이다. 모델명은 'TK-600'이다. 라디오 다이얼 부분에 들어오는 노란 불빛이 매력 만점이다.

방 한구석에서 조용히 'TK-600'을 '클리오'에 연결해 놓고 음악을 듣고 있는것이 지금의 내 낙이다. 언제 다시 업글병이 도질지 모르지만 지금의 내게 직접 만든 앰프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 물론 예전 사용하던 매킨토시나 마란츠의 앰프보다는 못하지만 웬지 정이간다.

아무리 좋은 물건이라 해도 그 사람의 애정이 없이는 큰 가치를 부여할 수 없는 것이 아닐까? 한번쯤 오디오 기기 업글병으로 고생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자작에 도전해 보자. 아마 큰 가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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