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종이원산지까지 밝혀-中, 핵심코드 공개 요구…IT 수출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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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IT 제품 팔려면 핵심 제품 정보 제출해라"…중국 정부
"미국에서 IT 제품 팔려면 메뉴얼 등 사용된 종이의 학명과 채취 국가 밝혀라"…미국 정부




소위 강대국이라 불리는 미국과 중국 2개 국가가 저마다 다르지만 황당한 수출 장벽을 내세우고 있다.

미국은 수출시 종이 스티커 하나가 포함돼도 어떤 식물성분이 사용됐는지, 양은 얼마나 되는지, 어느 나라에서 채취했는지를 밝혀야 한다는 '농업법'을 추진 중이다. 당장 내년부터 시행되는 '농업법'은 환경보호를 위해 제정됐다는 것이 이유다.

아이러니하게도 세계에서 가장 비 친환경적인 나라가 바로 미국이다. 그린피스의 환경 기업 지수를 살펴보면 유럽과 한국 기업들의 친환경 정책 비중이 높다. 미국의 대표 기업인 HP와 모토로라는 항상 바닥권에서 누가 더 유해물질을 많이 쓰나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중국은 조금 더 황당하다. 디지털카메라, TV 등을 수출할 경우에도 소프트웨어 핵심 코드를 제공해야 한다는 취지의 'IT 시큐리티 제품의 강제인증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인증 받지 않은 제품은 중국내에서 판매할 수 없다.

사실 보안 관련해서 인증을 받아야 하는 부분은 어느 국가나 마찬가지다. 한국도 국정원에서 보안관련 제품들은 일부 소스코드를 받아 인증을 하고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보안과 관련된 영역만이다.

중국이 원하는 대상 제품은 IC카드부터 디지털카메라, 평판 TV 등이 포함된다. 공개하지 않으면 중국 수출도 안되고 중국내 현지 생산이 일절 금지된다. 무조건 공개하던지 아니면 말라는 심뽀다.

역시 아이러니한 것은 중국이 복제제품의 천국이라는 사실이다. 핵심코드를 공개하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 베껴내는 중국 기업들이 이런 코드들이 공개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자명한 일이다. 이건 대 놓고 정부가 자국 산업 챙기기에 나선 셈이다.

자국 산업보호를 위해 정부차원에서 나서는 일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 정도 되면 어이 없을 정도다.

더 웃긴 일은 미국은 중국의 'IT 시큐리티 제품의 강제인증제도'에 반발하고 있고 중국은 미국의 '농업법'에 반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양측다 말도 안된다며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서로 말이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겨대고 있는 이 현실은 신시대의 강자 2인이 자처하고 나선 셈이다.

생각해보자. 미국에 뭘 하나 수출할 때 하다못해 종이스티커 하나만 들어가도 어느 나라, 어느 나무에서 채취한 펄프로 종이를 만들었는지 표기해야 한다. 몇그램인지 표기하는 것은 물론이다. 누가 이런 규제를 감당할 수 있겠는가. 환경보호를 위해 추진한다는 농업법의 취지도 우습기 짝이 없다.

결국 재생가능한 종이 포장재와 스티커들은 플라스틱과 비닐로 대체될 것이다. 종이로 된 메뉴얼 대신 CD에 메뉴얼을 파일로 담아 제공하고 PVC 필름에 인쇄물을 담아 제공하지 않을까? 이런게 환경보호라고 말하는 미국 정부의 당당함이 부러울 정도다.

중국도 문제다. TV나 디지털카메라를 해킹한다고 해서 국가적인 보안 위협 문제가 발생하겠는가? 모르는 일이다. 적어도 중국 정부는 국가 기밀을 TV나 디지털카메라에 담아두는 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이런 억지가 통하겠는가.

하지만 이런 억지가 통하는 곳이 세계 시장이다. 미국, 중국에서 팔기 싫으면 관둬라. 중국에서 제품 생산하기 싫으면 관둬라고 억지를 부린다 해도 눈치를 보면서 어떻게 해야 이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를 궁리하는 것이 한국이다.

당금의 정부는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적어도 아직까지는 묵묵무답이다. 대책은 세워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마땅히 대책이 없다. 적어도 적극적으로 나서 이런 불합리한 규정에 대해 입을 열고 있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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