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iCon, 스티브 잡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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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의 역사와 함께한 애플은 IT 업계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애플의 팬들은 어떤 의미에서 일종의 신도와 같은 느낌을 준다.

주류가 아닌 비주류지만 주류보다 더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이들은 애플이라는 이름이 만들어내는 것들에 찬사를 보낸다.

이 뒤에는 스티브 잡스라는 사람이 있다. 사실 이 책 이전에도 스티브 잡스를 연구한 책은 많았다. 애플의 홍보담당자가 쓴 책을 비롯해 예전 동료들이 쓴 책까지 수많은 책들이 다룬 것은 주로 '애플'의 이야기다.

'아이콘'은 다르다. 애플의 이야기를 꺼내며 IT 얘기를 하고 픽사의 이야기를 하며 할리우드의 영화산업에 대해 얘기를 한다.

하지만 언제나 중심이 되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두 산업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 중 하나인 스티브 잡스다.

스티브 잡스는 두가지로 평가할 수 있다. 하나는 희대의 사기꾼이며 다른 하나는 IT 혁명의 전도사다. 전혀 다른듯 하지만 그의 행적을 살펴볼 때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책 속에서 스티브 잡스는 끊임없이 미래를 고민한다. 조금이라도 앞을 내다보기 위해 오만한 젊은 스티브는 주변 사람들을 이용하고 괴롭힌다. 마치 공상과학 소설에서 읽은 내용을 현실화하기 위해 떼를 쓰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

하지만 그의 말은 독특한 카리스마와 결합돼 성공을 이끌어 낸다. 탁월한 선동가인 스티브 잡스는 무자비하게 몰아붙이는 독불장군 같은 스타일이었지만 누구든 그의 말을 들으면 해낼 수 있다는 생각과 함께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낸다.

여기에서 하나 눈여겨봐야 할 점이 있다. 비록 간단한 소프트웨어 하나 제대로 못만들고 PC의 설계를 할 수 없는 사람이고 애니메이션의 스토리라인이나 할리우드의 영화산업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어도 스티브 잡스는 성공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주변 사람의 능력을 파악하고 이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자신을 따르는 사람에게 미래의 확고한 비전을 제시한다는 것이 사업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다.

결국 스티브 잡스는 딸을 버리고 친구를 배신하고 소중한 동료들의 공로를 독차지 한 부도덕한 인간이지만 '성공한 인물', '미래를 내다 보는 IT 전도사' 등으로 칭송 받고 있다. 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하게 여겨진 대표적인 사례다.

책은 끊임없이 스티브 잡스의 개인적인 면면을 들춘다. 하지만 애써 치부를 드러내 놓고는 그것을 잡스 특유의 비뚤어진 성격으로 고정화 시킨 뒤 이로 인해 강한 추진력을 갖게 됐다는 긍정적인 결론을 내고 있다.

언뜻 보면 상당히 객관적으로 씌여진 것 같지만 스티브 잡스의 팬 두 명이 모여 만들어낸 일종의 면죄부와도 같은 느낌이다.

과거의 사실에는 충분하지만 도덕적이지 않은 지도자가 사회적인 성공을 했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용서를 받고 사회적으로 존경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씁쓸한 느낌을 준다. 결국 자본 지상주의 와도 맛닿아 있는 것이다. 우리 스스로도 이것은 피부로 느끼고 있다.

검은 소든 흰 소든 밭만 잘 갈면 그만인 것일까?


하지만 스티브 잡스의 일생을 따라가는 여정은 너무나 즐겁다. 20대에 이미 세계 최고의 PC 전문가이자 갑부로 성공했다가 끊임없는 나락에 떨어졌던 스티브 잡스가 다시 화려한 복귀를 하며 PC, 영화, 음악 3가지 아이콘으로 자리잡게 된 내용은 책에서 손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특히 권력가들과 잡스가 벌이는 암투는 한편의 드라마라고 할 정도다. 매순간 발휘되는 잡스의 기지와 임기응변, 개인적인 손해를 보면서도 픽사를 끝까지 투자한 점은 스티브 잡스가 왜 현재의 자리에 서 있을 수 있는지를 대변해준다.

이 책에서 그린 스티브 잡스의 모습은 아주 고전적이지만 앞으로의 100년 동안에도 끊임없이 성공을 위한 원동력이 될 것이다.

가치에 투자하라. 자신의 비전에 의심을 갖지 마라. 미래를 위한 투자에 주저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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